2026. 09. 07. · 노성산 (대표)
ChatGPT나 제미나이 같은 LLM은 검색 순위표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이 브랜드 하면 떠오르는 것"과 "이 키워드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라는 양방향 브랜드 연상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답변은 그 연상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AI 검색 대응은 키워드 순위 추적이 아니라 브랜드 연상 추적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 글은 호주 SEO 연구자 Dan Petrovic이 SEO Week 2025에서 제시한 브랜드 연상 네트워크 분석법을 바탕으로, 지오랭크가 한국 고객사에 적용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2026년 발표된 LLM 브랜드 편향 연구 4편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브랜드 연상은 빈도와 변동성이라는 두 신호로 측정하고,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AI가 아직 우리 브랜드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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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랭크가 브랜드 연상 추적을 처음 적용한 곳은 국내 B2B 협업툴 스타트업이었습니다. 검색 순위는 상위권인데 ChatGPT에 "협업툴 추천"을 물으면 이름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찾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는 노출량이 아니라 AI가 이 브랜드를 "무엇과 연결해서" 기억하느냐였습니다.
첫 시도는 실패에 가까웠습니다. 2025년 11월부터 "협업툴 추천" 같은 프롬프트 30개를 매일 ChatGPT와 제미나이에 던지고 브랜드 언급 여부만 세었는데, 언급률이 어떤 날은 27%, 다음 날은 3%로 널뛰었습니다. 이 수치로는 어떤 판단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측정 단위를 바꿨습니다. 일 단위가 아니라 주 단위로 집계하고, 언급 여부 대신 브랜드에서 출발하는 프롬프트("이 브랜드 하면 연상되는 것 10개")와 키워드에서 출발하는 프롬프트("협업툴 하면 연상되는 브랜드 10개")를 나눠 돌렸습니다.
그러자 원인이 보였습니다. 브랜드에서 출발하면 "프로젝트 관리", "칸반", "스타트업"은 안정적으로 나왔지만, 정작 고객사가 팔고 싶은 "화상회의"와 "문서 협업"은 10주 중 2주만 등장했습니다. 반대로 "협업툴"에서 출발하면 노션, 슬랙, 잔디 같은 이름이 10위권을 고정 점유했고 고객사는 12주 중 3주만 9~10위에 걸쳤습니다. 브랜드 연상이 약하고 흔들리는 상태였던 겁니다.
대응은 콘텐츠 방향 조정이었습니다. 4개월 동안 "화상회의 통합"과 "문서 협업"을 주제로 삼아 비교 가이드 6편, 고객 인터뷰 4편, 프레스 릴리스 2건을 발행하고, 회사 소개 페이지의 첫 문장을 "칸반 보드 서비스"에서 "화상회의와 문서 협업을 한 화면에서 처리하는 협업툴"로 바꿨습니다. 2026년 5월 기준 브랜드에서 출발한 연상 목록에 "문서 협업"이 12주 연속 등장했고, 키워드에서 출발한 목록에서는 12주 중 9주 동안 5~7위를 유지했습니다. 언급률은 평균 31%였지만, 지오랭크가 더 의미 있게 본 지표는 변동성이 줄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한계도 있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검색 그라운딩 비중이 커서 같은 기간 결과가 거의 변하지 않았고, 결국 퍼플렉시티는 브랜드 연상보다 인용 페이지 최적화로 따로 대응해야 했습니다.
브랜드 연상이란 LLM이 특정 브랜드를 어떤 개념·속성·경쟁사와 함께 떠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연결 관계입니다. 사람의 머릿속 브랜드 이미지와 비슷하지만, LLM의 경우 학습 데이터에서 형성된 토큰 확률 분포로 존재합니다. 검색 순위가 "특정 쿼리에서 몇 번째 페이지가 나오는가"를 보는 지표라면, 브랜드 연상 추적은 "모델이 우리를 무엇과 연결하는가"를 보는 지표입니다.
Petrovic이 이 개념을 강조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LLM에는 순위표가 없고 답변은 매번 확률적으로 생성되며, 브랜드가 등장할지는 관련 개념과 얼마나 강하게 묶여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 구분 | 키워드 순위 추적 | 브랜드 연상 추적 |
|---|---|---|
| 측정 대상 | 특정 쿼리에서의 페이지 위치 | 브랜드와 개념의 연결 강도 |
| 데이터 원천 | 검색 결과 페이지 | LLM 응답(양방향 프롬프트) |
| 단위 | 순위(1~100위) | 빈도·위치·변동성 |
| 변동 해석 | 알고리즘 업데이트 신호 | 브랜드 권위 부족 신호 |
| 경쟁 분석 | 순위 비교 | 연상 네트워크 내 중심성 비교 |
| 필요한 접근권 | 서치콘솔·순위 도구 | 모델 API만 있으면 경쟁사도 동일 분석 |
브랜드 연상 추적을 시작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오랭크가 자주 받는 질문은 "언급률 하나면 되지 않느냐"입니다. 단일 언급률의 함정은 AI 가시성 점수 하나로 브랜드를 평가하면 왜 위험할까?에서 다뤘는데, 브랜드 연상 추적은 그 대안 중 하나입니다.
브랜드 연상은 빈도와 변동성이라는 두 신호로 읽습니다. 빈도는 브랜드와 개념이 얼마나 자주 함께 등장하느냐로 연결 강도를 나타내고, 변동성은 주마다 순위가 얼마나 흔들리느냐로 브랜드 권위를 거꾸로 보여줍니다. 자주 나오면서 흔들리지 않는 연상이 강한 연상이고, 가끔 나오면서 요동치는 연상은 모델이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연상입니다.
Petrovic이 공개한 사이클링 저지 브랜드 사례가 이 구조를 잘 보여줍니다. 브랜드에서 출발한 프롬프트에서 "팀 유니폼"이라는 개념은 표현 변형까지 합쳐 71회 등장했고, "커스텀 농구 저지"는 추세가 평평했습니다. 자주 나오고 흔들리지 않으니 이 두 개념은 모델이 강하게 붙여 놓은 연상입니다. 반면 키워드에서 출발한 프롬프트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가 상위를 차지했습니다. 작은 브랜드가 대형 브랜드와 같은 개념을 두고 경쟁하면 연상 네트워크에서 밀리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 지표 | 계산 방법 | 해석 |
|---|---|---|
| 빈도 | 수집 기간 중 해당 연상이 등장한 횟수 | 높을수록 연결이 강함 |
| 평균 위치 | 10개 목록 안에서의 평균 순번 | 낮을수록 먼저 떠올림 |
| 변동성 | 주 간 순위 표준편차 | 높을수록 권위가 약함 |
| 가중 점수 | 정규화한 빈도와 위치를 합산 | 경쟁사 간 비교용 |
| 중심성 | 연상 그래프에서 PageRank 값 | 카테고리 내 영향력 |
가중 점수 위에는 그래프 분석이 있습니다. 수집한 브랜드와 개념을 노드로, 함께 등장한 관계를 엣지로 연결하면 카테고리 하나의 연상 네트워크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PageRank를 적용하면 어떤 브랜드가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지오랭크가 국내 뷰티 카테고리에서 시험해 보니 중심 브랜드는 "성분", "피부 타입", "가격대" 세 개념 모두와 연결돼 있었고, 주변부 브랜드는 하나에만 걸려 있었습니다.
측정에 쓸 수 있는 방법과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방법 | 비용 수준 | 장점 | 한계 |
|---|---|---|---|
| 직접 API 수집 + 스프레드시트 | 월 수만 원 API 비용 | 프롬프트 자유, 경쟁사 분석 가능 | 정규화·집계 수작업 |
| 무료 브랜드 연상 추적 도구 | 무료 | 양방향 프롬프트 기본 지원 | 한국어 모델 커버리지 제한 |
| 상용 AI 가시성 플랫폼 | 월 수십만~수백만 원 | 감성·인용 URL까지 통합 | 연상 네트워크 분석은 미지원인 곳이 많음 |
| 에이전시 위탁 | 프로젝트 단위 | 해석과 콘텐츠 실행 연결 | 측정 설계가 블랙박스일 수 있음 |
도구를 고를 때 지오랭크가 보는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브랜드에서 출발하는 프롬프트를 지원하는가, 한국어로 제미나이와 GPT 계열을 모두 돌릴 수 있는가, 주 단위 변동성을 따로 보여주는가입니다.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브랜드 연상 측정은 모델의 내부 기억을 보는 방법이라, 검색 그라운딩이 강하게 개입하는 답변에는 잘 맞지 않습니다. Petrovic은 이 문제를 풀려고 제미나이 API 호출 1만 건으로 어떤 질문이 검색 그라운딩을 유발하는지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어 공개했는데, 지오랭크의 경험으로도 "지금 가격"이나 "최근 평가" 같은 질문은 그라운딩이 걸려 브랜드 연상보다 인용 페이지가 결과를 좌우했습니다. 이런 질문은 AI 답변 체인 5단계 관문의 관점으로 따로 대응해야 합니다.
2026년 상반기에 공개된 연구들은 브랜드 연상이 생각보다 고착적이면서도 특정 조건에서 쉽게 뒤집힌다는 두 얼굴을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카테고리는 아직 주인이 없고, 주인이 정해진 카테고리는 잘 바뀌지 않으며, 미국 밖 브랜드는 구조적으로 불리합니다. 각 연구의 수치를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먼저 규모가 가장 큰 조사입니다. Semrush가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ChatGPT에서 1,094개 주제와 5만 개 이상의 브랜드를 추적한 결과, 명확한 주인이 있는 주제는 15.2%에 그쳤습니다. 31.2%는 떠오르는 리더가 있는 정도였고, 53.7%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반면 한번 주인이 된 브랜드는 월간 비교에서 90.4%의 확률로 1위를 지켰습니다. 브랜드 연상이 굳기 전에는 열려 있지만, 굳고 나면 바꾸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2026년 6월 arXiv에 올라온 Żatuchin의 연구입니다. GPT-5.2, 제미나이 3 플래시, 퍼플렉시티 sonar-pro에 5개 산업 250개 질문을 각 5회씩 던져 3,750개 응답을 분석했는데, 상위 3개 브랜드가 전체 추천의 평균 48.6%를 가져갔습니다. 흥미로운 건 모델 간 일치율입니다. 세 모델이 같은 브랜드를 1위로 꼽은 질문은 41.6%뿐이었습니다. 모델마다 브랜드 연상이 다르다는 얘기이고, 그래서 한 모델만 측정하면 절반 넘게 놓칩니다.
세 번째는 Chu와 Hou의 "Incumbent Advantage" 연구입니다. 스킨케어 제품을 대상으로 GPT-4o-mini, 클로드 소네트, 제미나이 3 플래시를 실험했는데, 제품 사양이 같으면 유명 브랜드가 100% 추천됐습니다. 그런데 경쟁 브랜드가 별점 0.1점만 앞서도 이 독점이 무너졌습니다. 권위적 마케팅 문구는 별점 0.17점에 해당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브랜드 연상이 강해도 구체적 근거 하나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후발 브랜드에게 기회이자 선두 브랜드에게 경고입니다. 다만 모든 브랜드가 같은 최적화를 하면 개별 효과가 +0.802에서 +0.007로 거의 사라졌다는 결과도 함께 봐야 합니다.
네 번째는 Rienecker 등의 ChoiceEval 연구입니다. 10개 주제 2,070개 질문에서 GPT와 제미나이는 선호 브랜드를 71~76%의 확률로 반복 추천했고, 미국 브랜드를 유럽·아시아 브랜드보다 로그 오즈비 기준 최대 4.96배 선호했습니다. 한국 브랜드는 출발선부터 불리하다는 뜻인데, 그래서 한국어 프롬프트로 별도 측정하고 한국어 콘텐츠로 브랜드 연상을 쌓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오랭크의 고객 사례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E사는 2026년 2월 기준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 추천" 계열 프롬프트에서 브랜드 연상 목록에 12주 중 1주만 등장했습니다. 브랜드에서 출발한 연상은 "LED 마스크"에 몰려 있었고, 정작 주력인 "고주파 리프팅"과는 연결이 없었습니다. 4개월 동안 고주파 리프팅을 주제로 임상 데이터 정리 글 3편, 피부과 전문의 인터뷰 2편, 사용자 8주 기록 후기 5편을 발행한 결과 7월에는 12주 중 8주 등장, 평균 위치 6.2위로 올라왔습니다. 대신 "LED 마스크" 연상은 오히려 약해졌습니다. 브랜드 연상은 총량이 아니라 방향을 정하는 문제라는 점을 이 사례가 보여줍니다.
정책 측면도 하나 짚겠습니다. Chu와 Hou 연구가 지적하듯 검증되지 않은 임상 문구가 브랜드 연상을 밀어 올릴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화장품법과 표시·광고 공정화법이 근거 없는 효능 표현을 금지합니다. 브랜드 연상을 키우는 콘텐츠는 실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하고, 그 점에서 규제는 장기적으로 정직한 브랜드에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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